"美中 휴머노이드 강점 있지만 갈길 멀어…한국이 삼분지계 가능"
KIST 임무중심연구소 대국민 보고대회
17일 서울 KIST 본원에서 열린 'KIST 임무중심연구소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오상록 KIST 원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KIST 제공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탑재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국도 '삼분지계'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오상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은 17일 서울 KIST 본원에서 열린 'KIST 임무중심연구소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휴머노이드는 미중 양강 체제가 구축됐고 각각 강점이 있지만 전체 완성도 면에서는 갈길이 좀 멀다고 본다"며 "한국도 전략을 잘 세운다면 AI 휴머노이드 삼분지계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하드웨어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지만 실제 산업에 필요한 정교한 조작 능력이 부족하고 미국은 알고리즘과 AI 측면에서 앞서있지만 제조와 데이터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분석이다.
KIST에서 휴머노이드 개발을 이끄는 AI·로봇연구소는 LG전자의 휴머노이드 로봇 케이펙스(KAPEX) 기술 이전을 기반으로 2030년까지 산업 현장과 일상에서 사람과 함께 일하는 휴머노이드 기술 실증에 속도를 낸다.
하드웨어 솔루션으로는 케이팩스, 소프트웨어 솔루션으로는 시각-언어-동작(VLA) 모델에 촉각(Haptic)을 더한 발전시킨 시각-햅틱-언어-동작(VHLA) 모델을 제시했다. 피지컬 AI 핵심인 데이터 확보 방안까지 종합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익재 KIST AI·로봇연구소장은 "힘과 촉각 등 사람의 감각을 느끼면서 사람처럼 조작하는 능력이 케이팩스가 다른 로봇과 차별되는 부분"이라며 "다른 정부출연연구기관뿐 아니라 산학연, 대기업, 학교의 로봇 연구팀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회의하면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KIST는 2024년부터 국가 아젠다 해결을 위해 임무중심 연구체제를 도입하고 AI·로봇연구소를 포함해서 현재까지 7개의 임무중심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17일 서울 KIST 본원에서 열린 'KIST 임무중심연구소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장준연 KIST 부원장이 임무중심연구소의 도전과 성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KIST 제공
장준연 KIST 부원장은 "기존 연구과제중심제도(PBS)의 가장 큰 폐해는 그룹 연구를 하지 않고 파편화, 분절화된 소규모 연구를 거쳐 성과가 논문이나 특허로 끝났다는 점"이라며 "임무중심 연구소를 통해서 그룹 연구를 추진하는 것"이라며 설명했다.
PBS는 연구자가 매년 개별 과제를 수주해 인건비와 연구비를 충당하던 체계다. 연구자들 사이에서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연구가 많아진다는 한계가 지적됐다. 현재 PBS는 단계적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장 부원장은 "국가가 제시한 수많은 과학기술 의제 가운데 KIST가 이미 연구역량과 인력을 축적한 분야, KIST만이 할 수 있는 분야, 공공연구기관으로서 반드시 해야 하는 분야를 선별했다"고 설명했다.
차세대반도체연구소는 '포스트 실리콘'을 대비한 확률론적 컴퓨팅 소자와 광자(빛의 입자) 기반 양자프로세서(QPU) 개발을 추진한다. 기후·환경연구소는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 기반 수소·전기 동시생산 시스템을 구현하고 2033년 수소 생산 단가는 kg당 1달러대까지 낮추는 목표를 제시했다. 뇌과학연구소는 5000억원 규모의 치매 신약 기술이전 성공을 바탕으로 초고령사회 난제를 해결한다.
천연물신약사업단은 천연물의 강점을 살려 글로벌 노인성 질환 치료제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올해 1월 출범한 우주용복합소재연구단은 극한환경을 견디는 초경량·고차폐·고단열 복합소재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보고대회는 'Our Mission, Your Future'을 주제로 KIST가 지난 2년간 추진해 온 임무중심연구의 변화와 혁신 과정, 주요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K-문샷 추진단과 벤처캐피탈(VC), 산·학·연 주요 관계자 등이 참석했고 유튜브를 통해 국민에게 생중계됐다.
오상록 KIST 원장은 "지난 2년은 개별 연구자 중심의 연구에서 국가적 임무 해결을 위한 집단연구로 전환하고 연구방식과 제도를 함께 바꿔온 과정"이라며 "성과뿐 아니라 시행착오와 고민까지 공유해 출연연 전체의 임무중심 R&D 전환에 보탬이 되길 바라는 취지"라고 말했다.